연어알 시즌의 시마즈(島津) - 가격 올라도 또 가는 이유

2024년에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첫 글로 쓴 곳도 시마즈였음. 그 사이 가격은 확실히 올랐는데, 지난달 스기타랑 아라이 계산서랑 나란히 놓고 보면 시마즈는 여전히 이길 데가 없음.

먹적 monster gourmet2026/10 영상 기준

내 몫
≈ ¥55,000
술 제외, 2026/10 영상 기준
주인공
연어알
아쉬운 것
아카우니
영상
10:03
2026/10

갈치구이 - 지난달엔 억수 크더만

시마즈는 도쿄 시로카네에 있는 스시야. 오너셰프 시마즈 유키치카의 성을 그대로 따온 이름임.

예약 5분 전에 도착했더니 문이 안 열려 있음. 한때는 카운터 유리며 집기며 좀 싼마이 같았는데, 맛으로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이제 그런 생각이 안 든다.

초반부터 뭐가 구워지고 있길래 시즌 생각해서 설마 산마(꽁치)? 아니면 카마스(꼬치고기)? 산마는 내 최애고 카마스는 별로라서 감정이 애매했는데, 접시에 올리는 거 보니 둘 다 아니고 갈치. 근데 갈치를 와 이리 조솨놨노. 지난달엔 억수 크더만.

폰즈 같은 데 무 오로시 올려서 냈는데 그것보다는 시치미 액센트가 좋더라. 원래 일본에서 갈치 구워봐야 임팩트 내기는 좀 힘들잖아.

사시미는 웬일로 바리류가 아니라 도미. 시마즈상이 사시미로 바리류를 워낙 많이 내다 보니 당연히 바리류일 줄 알았음. 첫 점으로는 뒷맛 들큰한 바리류보다 단맛, 고소한 맛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도미류가 난 더 좋다. 이날 와사비는 그동안 시마즈에서 먹은 것 중에 약한 편.

흰살 생선 사시미에 조개류를 같이 내주면 떠오르는 그곳, 스기타. 최근에 스기타도 다녀왔는데 폼이 또 빨딱 섰더라. 거의 23 월즈 페이커 마냥 돌아왔음. 다만 이 북방조개 양념 결은 스기타보다는 스시인 쪽.

무 오로시와 쪽파를 올린 갈치구이
갈치구이. 지난달보다 확실히 작아짐▶ 0:56

아직 기름이 덜 오른 모도리가츠오

TMI 하나. 생선 제철은 두 가지로 나뉨. 제일 맛있는 시기가 따로 있고, 제일 많이 잡히는 시기가 따로 있음.

모도리가츠오는 직역하면 ‘돌아오는 가다랑어’. 더울 때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추워지면 다시 내려오는 길에 잡히는 애들이라, 대충 여름 지나고 잡히는 가다랑어라고 보면 됨. 물이 차가우니 체지방이 좀 끼는데, 그래서 산미가 쨍한 하츠가츠오랑 달리 산미에 지방 맛이 적당히 붙음. 난 이게 아주 좋다.

저 기름 봐봐. 똥파리 색깔. 근데 막상 먹어보니 기름이 아직 그렇게 많이 올라오진 않았음. 안 그래도 껍질 밑 기름층이 좀 얇긴 하더라.

시마즈의 석판 위에 놓인 모도리가츠오
껍질 밑 기름층이 얇았던 모도리가츠오▶ 2:16

고래고기는 요즘 거의 연중무휴

시마즈 고래고기는 요즘 거의 시즌을 안 탐. 거의 항상 나오는 듯. 주로 니타리쿠지라(브라이드고래), 나가스쿠지라, 이와시쿠지라(멸치고래) 같은 더럽게 큰 놈들이고, 오늘은 이와시쿠지라.

원래도 너무 좋아하는 맛. 보통은 살짝 쫄깃하고 양념도 맛있어서 육회 느낌으로 먹는데, 오늘은 유독 식감이 부드러움. 먹자마자 ‘아, 이따가 무지끈 니기리로 추가한다’ 하고 마음먹었음.

별무늬 접시에 와사비를 올린 이와시쿠지라 고래고기
이와시쿠지라(멸치고래). 오늘은 유독 부드러웠음▶ 3:02

송이는 차완무시 하나로 끝

털게 살에 우니 올리고 토사쥬레, 시소꽃. 국내 스시야에서도 많이 보던 조합이라 비주얼만 봐도 넘나 익숙함. 먹다가 껍질 하나 혀에 걸리는 클리셰까지 그대로.

다행히 송이 디쉬는 차완무시 하나뿐이었음. 송이는 보통 맛은 없으면서 코스 가격 펌핑은 오지게 시키는 놈이라 안 좋아하거든. 같이 간 동생이랑 오사카 혼코게츠에서 한 번 당한 적도 있고. 근데 생각해보면 이번 시즌 도쿄에서 먹은 송이 디쉬는 다 맛있긴 했네.

이 시즌 시마즈의 주인공은 연어알

연어알을 소쿠리째 내 플레이트에 올려주는 이 순간이 난 너무 좋음. 바로 퍼먹으려고 숟가락 달라고 했더니 그냥 소쿠리를 걷어가 버리더라.

아까 송이 때문에 ‘그 시즌’이라고 했지만, 시마즈에서 이 시즌의 주인공은 이거. 다른 재료보다 시즌이 길어서 좀 그렇긴 한데, 절대적인 맛의 임팩트로는 고래고기급. 아니 그 이상. 고래고기처럼 1년 내내 나와도 제일 맛있는 한 점 꼽을 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재료.

지난달엔 시마즈 연어알을 처음 먹어보는 일행이랑 갔는데, 일행이 시마즈상한테 이거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봄. 대충 알려줬는데도 자꾸 자세하게 캐물으니까 시마즈상이 나랑 눈 마주치고 동공지진… 그래서 내가 일행을 저지시켰음.

시마즈 카운터에 소쿠리째 올라온 연어알
소쿠리째 나온 연어알. 숟가락은 못 받음▶ 4:16

니기리 첫 점은 다금바리

웬일로 사시미 첫 점이 바리류가 아닌가 했더니 니기리 첫 점이 아라(다금바리). 단맛의 결이 확실히 도미류랑은 많이 다름.

다음은 시마아지. 보통 시마아지가 인상 깊을 때는 식감은 좀 아지스러워도 살맛에서 시마아지답지 않게 쇠맛이 느껴질 때인데, 이날은 식감이 딱 좋으면서 살맛도 적당히 살아 있었음. 되게 오랜만에 시마아지한테 따봉 하나.

아까 이와시마끼 나오길래 오늘도 아지가 없나 했는데… 어? 있네? 심지어 이와시보다 기름짐. 지난달엔 시즌 끝난 것처럼 얘기하더니만. 스시야마다 사입처가 달라서 서로 시즌이 살짝씩 차이가 있음.

카스고를 맛있게 먹는 거의 유일한 곳이 시마즈인데, 최근에 간 스기타는 카스고마저 맛있어졌더라. 9년, 10년 전쯤 스기타 먹고 돌아오는 길에 죽어도 호상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에도 스기타 카스고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석판 위에 놓인 시마아지 초밥
시마아지. 오랜만에 따봉▶ 4:52

참치의 알파와 오메가, 그 후

2024년에 쓴 시마즈 글 제목이 ‘참치의 알파와 오메가’였음. 근데 최근엔 시마즈에서도 참치로 감탄한 일이 잘 없어서 이번에도 기대를 별로 안 했다.

근데 첫 점 츄토로부터 어? 하게 됨. 와 까지는 아니고 어? 정도. 이게 기대컨인가? 지방 단맛이 되게 좋더라.

아카미는 깔끔한데 식감이 좀 부드러움. 사실 내가 좋아하는 식감은 아닌데 맛은 괜찮네. 보통 참치가 좋으면 어릴 적 판타지처럼 생각했던 대뱃살이 유독 맛있을 때가 많아서 이날도 기대했는데… 역시 기대컨이 필요하더라.

TMI 하나 더. 시마즈상과 아라이상은 둘 다 긴자 큐베이에서 잠깐 배운 적이 있고(시기는 다름), 시마즈상은 스시 아라이에서도 1년이 안 되게 배웠음. 그러니 뒤로 자빠져서 봐도 아라이상이 선배.

석판 위에 놓인 츄토로 초밥
첫 참치, 츄토로▶ 6:16

안녕하새우

이거 비주얼 때문에 전어(코하다)로 아는 사람 많은데, 난 준비할 때부터 딱 봤지. 어? 코이와시? 니기리 전에 야쿠미 꺼내는 거 보니까 딱 맞더라고.

빡세게 시메한 코하다랑 비슷한 맛인데 식초향, 흔히 멸치향이라고 하는 그게 평소 시마즈 코하다보다 강함. 내가 좋아하는 쥬씨함이랑 단맛도 더 강하고. 그래서 아주 복합적으로 강렬한 맛.

그리고 보리새우(쿠루마에비). 손에 쥔 게 새우가 아니라 연어였으면 그냥 곰 그 자체인 귀여운 테디베어들의 작업물. 시마즈상은 새우 낼 때 ‘안녕하새우’라고 인사를 붙이는데, 처음 들으면 한국어 어휘력에 놀랄 수 있음. 외국인한테 영어로는 ‘Toyota Shrimp’라고 설명함.

늘어서 있는 것만 봐도 대가리 내장향이 느껴지잖아. 니기리 할 때 안에 넣는 것도 내장. 보리새우는 이렇게 팍 익히고 내장도 최대한 살려서 뜨뜻미지근하게 내야 제맛이다 이거야.

익힌 보리새우를 나무판에 늘어놓고 니기리를 쥐는 셰프의 손
보리새우. 안에 내장까지 넣어서 쥐어줌▶ 7:27

아카우니는 오와리

아까 털게 위에 올라간 우니는 무라사키우니(보라성게), 군함말이는 바훈우니(말똥성게). 사실 좀 기대했거든. 아카우니가 아직 안 끝났을 수도 있잖아.

바훈우니가 나와도 기대는 안 버렸음. 수량이 조금밖에 없어서 추가 주문으로만 받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그런 적도 있었으니까. 근데 마지막에 추가 주문하면서 물어보니 ‘오와리’. 시즌 끝난 것처럼 얘기하던데, 인스타도 보고 다른 스시야도 가보니 아직 유통되던데? 뭐 다음에 가면 그땐 확실하게 끝났겠지.

시마즈의 석판 위에 놓인 바훈우니 군함말이
바훈우니 군함말이▶ 8:12

추가 주문은 고래, 도미, 그리고 또 연어알

다른 데보다 단맛이 좀 더 느껴지는 재첩국. 이거 나오면 거의 다 먹은 거. 아나고는 같이 간 동생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여친이 몇 번 바뀔 동안 여기를 몇 번이나 같이 온 동생이 ‘어, 여기 아나고가 이렇게 맛있었나?’ 이러고 있음. 원래 맛있었음.

이 동생이 고래고기도 니기리로 먹어도 맛있냐길래 당연히 맛있다 하고 주문했는데 딱 마지막 피스. 썰 때 꽤 많이 남아 보여서 될 줄 알았더니 1부라서 2부에 쓸 것만 남은 거였더라.

아카우니는 없다길래 사시미로 맛있게 먹었던 도미 추가. 그리고 언제 오와리 당할지 모르는 연어알은 시즌이 아무리 길어도 나올 때마다 추가하게 됨.

우니는 다른 스시야에서도 나오지만 이 연어알은 다른 데서 안 나옴. 비슷한 맛도 못 느낌. 역시 스시야는 재료빨이 아니라 요리 실력이 중요하다니까.

시마즈 카운터에서 받은 연어알 데마키
또 시킨 연어알▶ 9:10

셋이 16만 7천 엔

2026/10 영상 기준

때깔 예쁜 단호박 카스테라처럼 생겼는데 그냥 달달한 달걀구이. 프리 디저트라고 보면 되고, 흑설탕 아이스크림까지 나오면 코스 진짜 끝.

이날은 동생 커플이랑 셋이 가서 16만 7천 엔. 술 안 마신 내 것만 치면 아마 5만 5천 엔 정도.

2024/11에 블로그 쓸 때만 해도 둘이 7.2만 엔이었으니, 그 가격은 이제 만나볼 수 없음.

시마즈, 갈 때마다 얼마였나

영상에서 계산서를 말한 방문 16번. 2023/04 ¥35,750에서 2026/10 ¥55,000까지, 54% 올랐어.

1인 기준이야. 영상에서 내 계산서를 말한 날은 그 금액, 총액만 말한 날은 인원수로 나눴어. 추가로 시킨 건 들어가 있고 술은 대부분 빠져 있어서, 그날 얼마나 먹었냐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해. 연월은 그 영상이 올라간 달이야.

방문 16번 전부 보기
영상1인
2026/10내 것, 대략, 술 제외. 셋이서 167,000엔¥55,000
2025/11디너 둘이서 93,600엔. 같은 날 주말 런치는 음료 포함 33,000엔 정도¥46,800
2025/10둘이서 96,000엔¥48,000
2025/07내 것, 추가와 고래 포함¥51,500
2025/06둘이서 91,500엔¥45,750
2025/05둘이서 89,500엔¥44,750
2024/12내 것, 대략. 니기리 세 점 추가¥50,000
2024/11둘이서 92,600엔¥46,300
2024/10내 것, 추가 포함¥53,000
2024/09내 것, 추가 포함. 2024/08에 코스가 32,000엔대에서 38,000엔으로 오름¥54,000
2024/06둘이서 82,000엔¥41,000
2024/02둘이서 72,000엔¥36,000
2024/01둘이서 72,400엔, 맥주 몇 잔 포함¥36,200
2023/10내 것, 남은 재료 전부 추가¥39,000
2023/07내 것, 추가 포함¥36,500
2023/04둘이서 71,500엔¥35,750

결론

가격이 꽤 오르긴 했음. 근데 지난달 스기타가 한 7만 3천 엔, 아라이랑 스시 메이노가 6만 7천 엔 나온 거 생각하면, 여전히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만족감이 시마즈만 한 곳이 없다.

끝.

예약 방법

내가 예약한 방법

셰프가 전에 있던 가게 때부터 단골이라 셰프한테 직접 메시지로 예약해. 그래도 자리는 omakase.in 초대장으로 와.

  • omakase.in

    보통은 여기로 예약해. 로그인해야 자리가 보이고, 회차별로 열리고, 한 달에 한 번만 잡을 수 있어. 디너 38,500엔부터, 런치 27,500엔부터(세금 포함, 서비스료 별도)에 예약 수수료가 자리당 390엔. 3일 전 취소는 50%, 전날 취소는 100% 내야 해.

  • 주말 런치

    디너가 안 잡히면 내 추천은 이거. 내가 알기로 주말에만 하고, 두 번째 셰프가 쥐어 줘. 2025/11 영상 때 음료 포함 33,000엔 정도였는데 디너랑 차이가 별로 없고, 예약도 디너보다 쉬울 거야.

2026/10 확인 기준. 예약 규칙은 자주 바뀌니까 가기 전에 공식 페이지를 꼭 확인해 줘.

위치

주소
도쿄도 미나토구 시로카네 1-29-13 시로카네 빌리지 1층東京都港区白金1-29-13 白金ヴィレッジ1F
가까운 역
시로카네타카나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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